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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울산신문 230515 - 엠폭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작성자 울들병원 등록일 2023.05.17 조회수 589

엠폭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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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장] 신송우 이학박사·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엠폭스(MPOX)는 2022년 5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고 있는 원숭이두창(Monkeypox)의 공식적인 질병명이다. 두창은 고름물집을 말하는데, 사람이나 원숭이뿐만 아니라 소, 말, 낙타, 토끼, 쥐 등 여러 포유동물에게 발병하며, 그 원인 병원체는 두창바이러스(pox virus)이다. 다만, 각각의 동물마다 두창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동물끼리는 쉽게 전파되지만 다른 종류의 동물에게는 잘 전파되지 않는다. 해마다 간헐적으로 유행하는 조류독감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처럼 조류끼리 또는 돼지끼리는 서로 잘 전파되지만 원인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동물이나 사람을 감염시키지는 못하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매번 복제할 때마다 유전자 변이가 계속 발생하는데, 대부분의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나 치명률이 낮기 때문에 흔적도 없이 금방 사라진다.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 후에는 원래의 숙주동물이 아닌 다른 동물들을 감염시키는 변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코로나19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번에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엠폭스 역시 원래는 원숭이에게 전파되던 바이러스였지만 2018년에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도록 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엠폭스의 경우 감염 1~2주 이후부터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얼굴, 입, 손, 발, 항문, 생식기 부근에 약 2주간 고름물집이 나타나지만 비교적 증상이 경미하고 2~4주 후에는 대부분 완치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코로나19만큼 확산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엠폭스는 1958년 의학 연구를 위해 사육하던 원숭이들 사이에 사람의 두창(천연두, Smallpox)과 비슷한 질병이 발견되어 이를 원숭이두창(Monkeypox)으로 이름 붙였던 것이다. 그리고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엠폭스에 감염된 사람이 처음 보고된 이후 중서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만 풍토병처럼 발생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2년 5월 나이지리아를 여행하고 영국으로 귀국한 환자가 엠폭스 환자로 확인되었고 그 이후 유럽에서 남성 동성애자들 중심으로 서서히 전 세계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2년 6월 22일 독일에서 귀국한 환자에서 최초로 확인된 이후 남성 동성애자들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2023년 5월 12일 현재 70명이 이르고 있다.

 이런 사실만 보고 엠폭스를 남성에게만 전파되는 성병으로 오해하는 일반인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엠폭스는 감염자의 체액, 혈액, 피부 등의 직접접촉 뿐만 아니라 환자의 의복이나 침구류 등 간접접촉에 의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엠폭스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밀접접촉을 하면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다만, 코로나19와 달리 말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이나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천연두와 엠폭스 모두에 대해 효과를 나타내는 두창백신이 도입되어 있지만,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일반국민의 경우 백신접종은 필요하지 않으며, 면역저하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환자의 감소세가 확실해지자 5월 5일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에 대한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를 해제하였고, 우리 정부도 오는 6월부터 병원과 요양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의무를 해제하여 실질적인 일상을 회복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정부가 올해 1월 실내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조치, 그리고 3월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 조치 이후 코로나19가 아닌 감기와 독감 등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 이르러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병이 계속 출현하는 이유는 병원체로서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로서 세균(박테리아)과 바이러스의 근본적인 차이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세균은 변이가 쉽지 않고 항생제로 사멸시킬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변이가 쉽고 항생제로 사멸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세균에 의한 감염병의 대유행은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의 대유행은 언제라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성 감염병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난 3년 6개월간의 코로나19 교훈에서 깨우쳤듯이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 그리고 거리두기임을 기억하고 자발적으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신송우 이학박사·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출처 : 울산신문(https://www.ulsanpress.net)